비폭력대화를 다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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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처음 끌리게 된 건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사티아 나넬라가 추천한 책이라는 마케팅 때문이었다.
눈부시게 성장하는 기업을 이끄는 것 보다도, 비대해진 공룡인 마이크로소프트를 변화시키기가 백만배 어렵지 않을까? 그 변화의 수장이 추천한 책이라는 것에 끌린 것이다.

약간의 개똥철학이 섞여 있지는 않을지, 착하게 살기를 강요하거나 신비주의 공동체같은 이야기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던 이 책은, 2019년에 읽은 책들 중 다시 읽고 싶은 책의 하나가 되었고, 이제 2020년의 끝자락에
이렇게 재독과 정리를 하게 되었다.

현재의 심정은 이 책을 한 번씩 다시 읽으며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 가족과 함께 워크샵에 참석하고 싶으며,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정규 교과 과정에 포함되어 모든 사람들이 비폭력대화를 아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비폭력대화의 용어를 아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나 자신이 비폭력대화가 몸에 베인 사람이 되었으면 싶다.

관찰, 느낌, 욕구, 부탁

비폭력대화란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의 4단계로 말을 한다.
서로간의 진정한 욕구를 알아내고, 연민으로 연결되면 모든 갈등과 오해가 풀린다는 것이다.

관찰

인간은 감각기관으로 들어온 정보를 분석, 비교, 판단을 한다. 하지만 비폭력대화에서 말하는 관찰이란 있는 그대로의 관찰을 말한다. 가공하여 분석, 비교, 판단한 것이 아닌 날 것 그대로의 데이터.

“너는 약속시간에 매번 늦어!” 는 비난이고 공격이다.
“지난 두 번의 약속에 늦게 왔어” 는 있는 그대로의 관찰이다.

분석, 비교, 판단이 맞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 자체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고, 그때문에 상대가 자학, 변명, 분노를 준비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반면, 관찰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 서로가 오해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상대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또한, 이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사실을 기반으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느낌

그런 관찰이 자신에게 불러 일으키는 느낌을 이야기한다.
혹은 반대로, 상대의 느낌과 욕구를 추측하여 물어볼 수도 있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생각과 느낌을 혼동하는 것이다.

“나를 무시한다는 느낌이 들어.” 이것은 생각이며, 조금만 비틀어서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속상하다” 말하면 느낌이 된다.
“내가 너무 무책임했다는 자책감을 느껴.” 이러한 생각을 조금만 비틀어서 “내가 무책임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울해졌어” 라고 말하면 느낌이 된다.

책은 느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들을 소개하고 있다(88-91 pages).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때에 펼쳐보거나 하나씩 실생활에서 써보며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감격, 짜릿, 안도, 갑갑, 맥풀리는, 민망한 등의 표현이 있다.

느낌은 욕구를 보여주는 표지판이다. 욕구의 충족여부가 느낌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욕구를 알기 위해서는 드러난 느낌에서부터 추적해 나가야 한다.

욕구

우리가 알아내야 하는 것은 나의 진정한 욕구, 상대의 진정한 욕구이다.
관찰하고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는 이유는 그 뒤에 있는, 원인이 되는 욕구가 무엇인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상대의, 그리고 나 자신의, 진정한 욕구를 모르기에 대화가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느낌과 욕구는 강력하게 이어져 있어서 ~욕구가 있어서 ~라고 느낀다. 라는 문장으로 나올 수 있겠다.

“나는 내 시간을 존중받고 싶은데, 너가 약속시간에 늦으니 서운해.”
“너는 아빠와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아빠가 지난 3주간 주말에도 출근을 해서 속상하니?”
이 경우 이러한 추측은 틀려도 된다. 물어보면서 상대의 욕구를 찾아내야 한다.

우리가 관찰하고 느낌을 표현하는 이유는 바로 이 욕구를 알아내려는 것이다.

부탁

이렇게 서로의 진정한 욕구까지 알게 되면, 그 다음으로 부탁을 할 수 있다. 나와 상대가 정말 원하는 것, 그 욕구를 알아야 거기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니 이렇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부탁은 정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부탁해야 한다.
“나를 좀더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 가 아니라 “내가 주말 저녁 2시간, 동네 친구들과 맥주 한잔 하는걸 기꺼이 보내주면 좋겠어” 라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구체적이지 않은 부탁의 예가 책에 소개되어 있다.
자신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아내가 남편에게 너무 일에만 매달리지 말라고 부탁을 했더니 골프 토너먼트를 신청했다는 이야기. 웃프다.

비폭력대화 - 더 나아간 이야기들

나의 책임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었건, 끔찍한 범죄의 희생자였건 현재의 나의 욕구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나에게 있다. 로젠버그는 전쟁, 분쟁의 유가족들, 성범죄 피해자들을 많이 도왔다.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었지만 그들의 대응은 다들 달랐다. 그 대응의 책임은 나에게 있는 것이다.

“어린시절 왕따를 당했으니, 나는 그 트라우마로 나자신을 이렇게 자책하고 비하하고 망가뜨려도 돼” 라고 현재의 나의 행동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상대방의 행위에 대해 상대방이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니니 주의하여 읽어야 할 부분이다.

감사하기

위험한 것

감사는 비난만큼 위험한 것이다. 나를 우쭐하게 하고 자만하게 한다.

진정한 감사

진정한 감사는 세 가지 요소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

  1.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때문에
  2. 어떤 욕구가 채워졌으며,
  3. 그 결과로 어떤 기분인지를 이야기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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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를 태워줘서 2) 일찍 퇴근해 아이들을 안아주고 싶다는 욕구가 채워져서 3) 너무 기뻐 - 고마워
1) 여행 정보를 알려줘서 2) 여행 준비를 충실히 하고 싶다는 욕구가 채워져서 3) 준비의 큰 걱정을 덜어서 홀가분해 - 고마워

나 자신에게도 비폭력대화를 쓰기

자책하는 것도 폭력이다. 이런 욕구가 있는데 충족하지 못해서 이런 느낌이 든다. 라고 표현해야는 것이다.

“매번 숙제가 하기 싫고, 미루기도 하고, 까먹기도 하니 나는 정말 한심한 녀석이야!” 라고 자신에게 라벨을 붙여서는 안된다.
“숙제를 한번도 빼먹지 않아 성실하게 보이고 싶었는데, 숙제를 깜박해서 너무 속상하다.” 라고 자신의 욕구와 느낌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욕구를 알고 나면 그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드라마를 줄이자.
  • 친구와 스터디 모임을 하자
  • 숙제 알람앱을 이용하자. 등등

비폭력대화가 일상이 되는 나를 꿈꾼다.

2020년은 나 자신의 현재를 많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은 잘하는 편이라 생각하였었는데, 완벽한 착각이었다. 자학은 아니다. 비폭력대화를 읽은 지금, 자학이면 안된다. 현재를 알았으니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앞으로도 가능하면 매년 이 책, 혹은 비폭력대화와 관련한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이며, 가족과 회사생활, 인터넷의 댓글들에서도 비폭력대화가 녹아들게 나 자신을 단련하겠다.

기억나는 문장들

“다른 사람들을 이렇게 판단하거나 분석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가치관과 욕구의 비극적인 표현이라고 나는 믿는다.” 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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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퇴근하면 깨끗하게 정돈된 집에서 쉬고 싶은 욕구가 있어" 라는 표현을 자기파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자칼 언어이며 "집안꼴이 이게 뭐야!" 가 된다.
- 그렇기에 우리는 그 폭언에 즉각 반응하는 대신에 상대의 느낌과 욕구에 귀를 기울이는 기린이 되어야 한다.

“나는 사람들이 벌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꾸는 것이 자신에게 이롭다는 걸 알기 때문에 변할 때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는다.” 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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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에게 상과 벌을 주고 있는 나 자신들 돌아보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게으르다’나 '바보같다’라는 부정적인 꼬리표의 효과는 명백하지만, 긍정적이거나 '요리사’처럼 중립적으로 보이는 말도 한 사람을 전인격적인 존재 그 자체로 보는 능력을 제한한다.” 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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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벨을 붙이지 말자.

“평가가 들어가지 않은 관찰은 인간 지성의 최고 형태” 크리슈나무르티, 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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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문호찰하는 순임금이 생각난 구절이다. 명상에서도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관찰하라 말한다.

“관찰에 평가를 섞으면 듣는 사람은 그것을 비판으로 받아들이고 우리가 하는 말에 저항감을 느끼기 쉽다.” 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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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내 전화를 세 번 받지 않았어" 에는 비판, 비난이 없지만, "너 나 무시하는 거야? 왜 전화를 안받아?" 는 비난이 들어가있다.
- "너는 이번주에 세 번 지각을 했어"는 관찰이지만, "넌 게으름뱅이에다 무책임하구나"는 판단, 비난이다. 옳은 판단이라 하더라도 해서는 안된다.

“NVC는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우리의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은 될 수 있어도, 결코 우리 느낌의 원인은 아니라는 인식을 새롭게 해준다.
우리의 느낌은 그 순간 자신의 필요와 기대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이기로 선택했는가에도 달려있다.” 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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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인은 우리 자신의 욕구에 있다. 욕구는 느낌으로 드러나게 된다. 반대로 느낌을 통해서 우리, 그리고 타인의 욕구를 유추해 낼 수도 있다.

“사람들이 상대방을 탓하기 보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말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모두의 욕구를 충족할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훨씬 커지는 것을 나는 여러 번 경험했다.” 10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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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욕구를 자신이 충족시킬 책임이 있다.

“우리가 상대로부터 무엇을 받고 싶은지 명확하기 표현할수록 우리의 욕구가 충족될 가능성이 커진다.” 1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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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려면 나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진심으로 부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상대방이 우리의 부탁에 응하지 않았을 때 그 사람의 말에 공감해주는 것이다.” 1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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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청소좀 해줄래?
- 싫어요!
- 싫어요? 어디서 감히! 이렇게 말하는 순간 이것은 부탁이 아니라 강요였다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

“NVC의 목적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다. 솔직함과 공감에 바탕을 둔 인간관계를 형성하여 결국에는 모든 사람의 욕구가 충족되도록 하는 것이다.” 1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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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VC를 통해 누군가를 내 입맛대로 하도록 하는게 목적이 아닌 것이다.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말고 그곳에 그대로 있어라.” 16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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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로, 조언, 동정, 심문, 설명 같은것보다 가만히 옆에서 공감만 하고 있는 것이다.

“강한 느낌을 표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의도를 확인해 주기를 바란다고 생각하면 안전할 것이다.” 176p
“우리에게 위협적으로 들렸던 모든 메시지 뒤에는, 자신들의 삶에 기여해 달라고 우리에게 호소하는,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1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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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친 말과 행동에 바로 반응하지 말고 그 상대를 관찰하고 느낌을 이해하고, 결국은 욕구를 알아내야 하는 것이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이 경험하는 것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공감을 하는 대신에 자신의 견해나 느낌을 설명하거나, 조언을 하거나, 상대를 안심시키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낀다.” 185p

“그들이 나를 얼마나 무례하게 대하는지 판단하는 대신, 그들의 행동 뒤에 숨은 고통과 욕구를 듣는데 집중했다.” 2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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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칼 언어는 부탁의 말을 자멸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한다. 무례, 폭언이라는 껍질 뒤에 숨겨진 그들의 욕구를 찾아내야 한다.

“분노를 온전히 표현하는 방법의 첫 단계는 다른 사람의 행동은 결코 우리 느낌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245p
“그러므로 우리 느낌의 원인은 다른 사람의 행동이 아니라 그 순간의 우리 욕구이다.” 246p
“분노를 일으키는 것은 다른 사람의 행동이 아니라 바로 내 머릿속에 있는, 상대에 대한 생각과 그의 행동에 대한 나의 해석임을 깨달았다.” 24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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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를 일으키는 나의 욕구를 찾아야 한다. 분노라는 강렬한 표현은 나의 욕구를 찾기 쉽게 해준다.

“두 당사자가 바로 지금 서로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표현할 수 있다면, 우리는 모든 사람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게 될 것이다.” 279p

“욕구는 사람이 특정한 어떤 행동을 하는 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수단/방법은 요청, 바람, 필요한 것, 그리고 '해법’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데 특정한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특정한 행동과 관계가 있다.” 2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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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구와 수단/방법을 혼동하지 말것. 어떤 수단/방법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욕구라고 착각하고는 한다.
- 자동차를 사고 싶어는 욕구가 아니다. 그것을 통해 얻고자 하는 진정한 욕구를 찾아내야 한다.

“그들이 ‘아니요’ 할 때, 그들은 우리가 부탁하는 것에 ‘예!’ 하지 못하게 하는 어떤 욕구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29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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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부마저 즐거운 분석의 소재가 된다.

“일반적인 칭찬은 아무리 긍정적이더라도 판단 형식으로 나타나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조종하기 우해 쓰이는 경우가 많다. NVC는 오로지 서로 기쁜 마음을 나누려는 목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 (1) 우리 행복에 기여한 상대방의 행동 (2) 충족된 나의 욕구 (3) 그 결과 우리가 느끼는 기쁨을 말함으로써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다.” 362p

“춤을 출 수 있을 때는 절대 걷지 마라” 저자의 할머니, 36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