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블루홀에서 무엇을 배웠나

한국에서 여러 회사에 다닌 곳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블루홀(현재는 크래프톤) 입니다. 그때 운이 좋게도 이상균 디렉터님으로부터 "의도"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알게 되었고 깊이 익혀 항상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소리를 주변으로부터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회사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다음 그림과 같이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소통을 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상균 - 게임 디렉팅 튜토리얼 중

전시 행동 강령

모든 부대에는 전시에 특별한 지시 없어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전시 행동 강령” 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상균 님은 카투사로 복무하면서 다음과 같은 전시 행동 강령을 부여받았습니다.

  • 모든 문서를 파기하고 하드디스크를 뽑아 들고
  • 용산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헬기를 타는 것

그런데 말입니다. 용산 고등학교가 파괴되었다면? 단순 지시사항이 저게 전부였다면 용산 고등학교 근처에서 우왕좌왕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최신 카투사 신병 자료를 캠프 헨리까지 옮겨야 한다” 는 의도가 전달되었다면?

탈것을 구하든, 걸어서든 캠프 헨리까지 가려고 했을 것입니다.

지휘관의 의도

지휘관의 의도

  • 1980년 미 육군에서 대부분의 전시 행동 강령과 작전계획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걸 깨닫고 대안으로 제시한 개념
  • 모든 명령서에는 최상단에 의도를 짧게 서술
  • 강령보다 의도를 중심
  • 하드디스크를 들고 용산 고등학교로 가라 (X)
  • 최신 카투사 신병 자료를 캠프 헨리의 작전 본부까지 옮겨라 (O)

지시를 전달할 때는 “왜냐하면” 이 들어간다.

의도가 없는 기획서
의도가 있는 기획서

고기는 오전 9시, 자정, 오후 6시, 오후 9시에 채워집니다. 왜냐하면 출근(등교), 점심, 퇴근(하교) 자기 직전 시간에 게임 플레이를 유도하고 싶습니다.

의도를 전달하지 않으면 "내 마음을 맞춰봐"와 같다.

맨 위에 나온 슬픈 대화 내용도 디렉터가 의도를 전달했다면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디렉터의 의도

디렉팅이 아니더라도 의도 전달은 중요하다.

이 글을 쓴 목적이 이것입니다. 디렉팅이 아니어도 의도 전달은 중요합니다.

실제로 겪은 한가지 예는 다음과 같은 상황입니다.

“CLI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A 라이브러리 사용법을 문의하고 싶은데요 왜냐하면 코드를 제출할 때마다 주요 체크리스트를 점검할 수 있도록 유저가 로컬에서 돌려볼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종종 저는 "그런 경우라면 CLI보다 린터 서버를 구성해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요?"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의도를 전달하지 않았다면 저는 A 라이브러리 사용법에 대해 듣고 그것이 최선인 방법인 것으로 알고 계속 진행했을 것입니다.

코드 리뷰를 하더라도 항상 의도를 적어주면 오해가 적어지게 됩니다.

“여기서는 하드코딩으로 변경해주세요 왜냐하면 Example 코드로 문서화되기 때문에 유저가 변수를 찾기 위해 점프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습니다.”

위는 예시를 든 것이고 회의에서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왜냐하면을 붙여준다면 오해가 적어지고 또 다른 좋은 의견을 끌어내게 됩니다.

결론

업무에서 의사소통하면서 "왜냐하면"을 사용하고 있는지 되돌아보시길 바랍니다. 이 외에도 이상균님으로부터 배운 지식들로는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 등 및 좋은 결정을 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 적은대로 의도 전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디렉터와 멤버간 이해 차이

디렉터와 멤버간의 이해차이가 발생하였고 디렉터는 의도 전달을 통해 디렉팅을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의도 전달이 안되었을 수 도 있습니다.

디렉팅 후 멤버간 이해 차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 피드백을 잘하는 방법입니다.

피드백 하는법 요약

더 궁금하신 분들은 꼭 이상균 님의 게임 디렉팅 튜토리얼을 살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외에도 더 좋은 내용 디스커션을 원하시는 분들은 딥백수 슬랙을 방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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